매년 빠짐없이 건강검진을 받아왔습니다. 혈액검사, 초음파, 내시경까지 모두 받았는데도, 2024년에 찾아온 자율신경실조증과 어지러움증은 어떤 검진에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.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일이었습니다.
그 이후 약간의 건강 불안증(?)이 생겼고, 갑작스럽게 닥칠 수 있는 병을 미리 알고 관리하자는 차원에서 유전자 암 검사를 받아보기로 했습니다.
1. 유전자 암 검사 종류 및 비용
우리가 1년에 한번 하는 건강검진은 ‘현재’ 내 몸에 질병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. 반면, 유전자 검사는 ‘미래’에 내가 어떤 병에 걸릴 가능성을 타고났는지 확인하는 검사입니다.
특히 암 같은 중증 질환은 가족력이나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, 내 유전체 지도를 미리 알아두면 결과를 바탕으로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- 검사 기관: 녹십자 아이매드 (GC지놈)
- 검사 종류: 지놈유전자 종합 13종 (주요 암 5종 및 일반 질환 8종)
- 검사 비용: 17만 원 (내돈내산)
- 검사 방법: 채혈
17만 원이라는 돈이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, 미래의 큰 병을 막기 위한 예방 비용이라고 생각하니 아깝지 않았습니다.
2. 유전자 암 검사 결과
검사 후 대략 2주 뒤에 결과를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. 다행히 13종 모두 ‘이상 없음(안심)’ 단계로 나왔습니다. (13종 중 예시로 3종 결과만 공유합니다)
유전적 위험도가 낮다는 걸 확인하니, 자율신경실조증과 어지러움증으로 불안했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. 17만 원으로 마음의 평화를 산 셈입니다.


3. 유전자 암 검사, 해볼 만한 가치가 있을까?
이상도 없는데 17만원 날린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. 그래도 저는 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.
유전자는 평생 바뀌지 않습니다. 피부나 시력은 나이 들면서 변하지만, 부모님께 물려받은 유전자 정보는 평생 그대로 입니다. 살면서 딱 한 번만 제대로 검사해 두면 평생의 건강 가이드라인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.
위험을 알아야 관리할 수 있습니다. 만약 특정 암 위험도가 높게 나왔다면 좌절할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부위의 정기 검진을 더 자주 받고 습관을 조절하면 됩니다.
4. 유전자 검사로 삶을 바꾼 사람들
실제로 전 세계의 많은 유명인들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자신의 위험을 미리 파악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.
안젤리나 졸리- BRCA1 유전자 변이 발견
졸리는 유전자 검사에서 유방암과 난소암 위험을 크게 높이는 BRCA1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습니다. 의사로부터 유방암 발병 위험 87%, 난소암 위험 50%라는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암이 생기기도 전에 예방적 유방 절제술과 난소·난관 절제술을 받았습니다.
크리스 헴스워스- 알츠하이머 고위험군
영화 <토르>의 주인공으로, 유전자 검사에서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이는 APOE4 유전자 2개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. 이후 인터뷰에서 위험을 미리 알았기 때문에 수면 관리, 명상, 운동, 스트레스 관리 등 생활 방식 전반을 바꿀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. 병이 생긴 후 대응하는 게 아니라, 위험을 알고나서 삶을 바꾼 것입니다.
세르게이 브린- 파킨슨병 대비
구글의 공동 창업자로, LRRK2 변이로 인한 파킨슨병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. 가족력도 있었고, 개인 관리를 넘어 파킨슨병 연구에 대규모 투자와 기부를 하며 질병 연구 자체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.
5. 마무리하며
위 유명인들처럼 위험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어도 미리 알고 관리하면 발병을 막을 수 있습니다. 반대로 저처럼 유전자가 깨끗하게 나왔어도, 나쁜 생활 습관을 유지한다면 유전자와 상관없이 병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습니다.
결국 유전자 검사는 결과에 안도하거나 좌절하는게 아니라, 내 몸을 제대로 알고 잘 관리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맞습니다. 이상이 없으면 안도하되 방심하지 않고, 이상이 있으면 미리 대비할 수 있으니까요.
내년에는 다른 질환에 대해서도 추가로 검사해 볼 예정입니다. 그때 또 글로 공유하겠습니다.
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, 평생에 딱 한 번쯤은 받아보시길 추천합니다.